1. 지속 가능한 발전과 녹색성장
지난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는 급속한 산업의 발전을 이룩하였으나 이러한 발전이 전 세계에 평등하게 이루어지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산업의 발전이 인류의 삶에 편리함, 안락함을 가져오는 등 인류 문명에 있어서 지속적인 발전을 가져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산업과 과학의 발전이 비교적 단기간에 급격한 발전을 하고 가시적인 성과들을 보여주었지만,그 이면에는 자연환경의 훼손 또한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으며 중장기적 측면으로 보았을 때 인류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은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현재 단계까지 이룩한 발전이 과연 미래에도 지속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중점에 두고 이루어진 ‘지속 가능한 발전’ 담론은 ‘성장의 한계’에 대한 지적과 함께 개발과 성장 일변도의 경제개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또한 1984년에 발족된 세계 환경개발위원회
(WCED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and Development)에서 1987년 발표한 ‘우리의 미래 (Our Common Future : Brundtland Report)’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용어로 공식화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지속가능한 발전’은 1992년 6월,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의 조화 달성을 위해 세계 178개국 정상들이 모인 리우 유엔 환경개발 회의(UNCED)에서 세계 환경정책의 기본 규범으로 정식 채택되었다. 이처럼 기존의 개발 및 산업 발전 방식에 따른 비판적 인식이 ‘지속 가능한 발전’ 담론으로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 녹색 담론의 한 배경을 구성하였다면, 삶의 질이나 자연친화적 삶의 방식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수요 증가도 녹색성장에 대한 논의가 출현하게 된 중요한 작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를 전후하여 ‘녹색(Green)’을 주제로 한 담론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주로 자연환경 보호를 기본목적으로 하면서, 기존의 개발방식과 삶의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발전해왔다. 녹색사회와 관련된 담론은 기존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논의와 환경문제에 대한 문제의식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특히 녹색 담
론을 환경이나 기술적 문제에 국한시키지 않고 생산과 소비,공간과 삶이라는 차원으로까지 확장하여 이해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환경문제에 대한 비판적 인식으로부터 시작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모색, 삶의 질에 대한 관심, 녹색사회 탐색이라는 일련의 인식적, 실천적 발전과정을 통해 전개되어온 문제의식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녹색성장’이라는 용어를 통해 국가발전 방향으로 제시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부에 의해 제시된 녹색성장 관련 논의는 민간영역에서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녹색사회 담론과 달리,‘성장’이라는 부분에 보다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곧,녹색성장은 예전과 달리 자연 친화적 방법으로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자연훼손을 최소한 줄이면서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는 국가적 목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녹색성장은 민간영역에 의해 폭넓게 받아들여지기보다 정부영역,특히 경제개발을 이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국가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는 개념으로 정착되고 있다. 기존의 ‘지속 가능한 발전’ 논의가 언뜻 보면 ‘녹색성장’과 동일한 맥락의 논의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에 미묘한 갈등을 초래하고 있었던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리우 유엔 환경개발 회의는 일정한 성과를 거둠과 동시에 환경문제와 사회발전에 대한 국가 간 역할에 있어서 선진국과 저개발국 간의 인식차이를 드러내었다. 여기에는 소위 ‘굴뚝산업’을 통하여 경제발전을 이룩한 선진국들이 그러한 단계를 거쳐 경제성장을 이루어야 할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을 대상으로 환경문제를 거론
하며 개발행위 자체에 제한을 가하겠다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저개발국의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이러한 입장 차이는 지구온난화 규제 및 방지 국제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이행을 위해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한 교토의정서에 그대로 나타났다.‘녹색성장’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 위와 같이 선진국 중심의 개념이라는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환경보호
가 전 지구적 공통 현안이라는 문제인식을 배경으로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의 공감대와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개념으로 등장했다.‘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이 환경보호와 이를 위한 규제에 강조점이 두어져 있다면, ‘녹색성장’은 환경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성장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과 저개발국이 상호 의견 접근을 이루어내기
용이한 개념으로 제시되었다.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 의해 주도된 ‘녹색 성장’ 정책은 에너지ㆍ환경 관련 기술과 산업 등에서 미래 유망품목과 신기술을 개발하고,기존 산업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기존의 지속가능 발전 개념을 보완해 성장 패턴을 보다 환경 친화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되고 있다.